홍도가 울긴 왜 울어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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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yesolgiki 작성일10-08-22 23:23 조회2,191회 댓글5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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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가 울긴 왜 울어
1부- 흑산도를 향하여
아주 오래전에 홍도를 다녀오신 아버님이 그랬습니다. 홍도에 가니까 나무들이 모두 분재더라. 바위 위에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데 그 세월이 천년을 넘겼다니 가격도 무척 비싸겠지? 네 생각 많이 나더라.
그랬습니다. 분재를 하는 아들을 두셔서였을까요? 나무가 나무로 보이지 않고 우리 아버님 눈에도 분재로 보이셨나 봅니다.
시간에 쫓겨사는 신세라 항상 마음만 두고 있었던 홍도- 지난 여름방학 연수는 이 곳으로 장소가 정해졌습니다. 마침 장마가 시작되어 오는 길 가는 길 비가 그치길 바랐는데....
그렇게 7월 23일 운명의 날(?)이 밝았습니다.
홍도의 숙박시설이 좋지 않아 일단 흑산도로 향했습니다. 흑산도 호텔에서 일박을 하기 위하여 짐을 풀고 일주를 하면서 만난 첫 번째 나무. 버스 안에서 찍어 그림이 좀 그렇지만 자세히 보시면 이 나무는 두 나무도 한 나무도 아닙니다. 바로 연리지. 오랜 세월을 같이 살아온 인내가 새삼스럽습니다.
흑산도에서 내내 따라다니던 이미자의 흑산도 아가씨. 노래는 뒷전이고 지난 번 1박 2일을 통해 본 흑산도 홍어만 자꾸 눈에 아른아른. 먹었냐고요? 글세요. 여름 홍어는 맛이 없다던가 어쩐다던가....
먹었어요. 감동은 별로였지만...
섬들의 향연. 풍경 저편은 비가 오락가락하고 그 끝은 보이지 않는데 왜 나는 속절없이 황홀한 낙조를 꿈꾸고 있을까?
맑은 날 왔었더래면 좋았을 것을.... 아니지 아니야. 흐린날은 흐린대로 운치가 있는 법. 바라는데로 이루어질 일이 아니라면 차라리 이 순간을 즐기는거야. 일부러 이렇게 멜랑꼬리한 날 찾아 오려고 해도 힘드는데....
아스라한 포구에 내가 모르는 누군가가 나처럼 세상사에 부대끼며 살고 있으리라. 저 풍경 뒤에 고요히 숨어서....
흑산도에 흔하디 흔한 원추리꽃. 활짝핀 꽃송이와 시들어가는 꽃송이와 앞으로 피어날 꽃송이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낯선 이방인을 반겨줍니다.
노래비에서 본 흑산도 풍경. 아!!!!!!!!! 하는 감탄사를 절로 불러내던 풍경의 지존. 그리고 바람이 바다에 그리는 잔물결의 장관이라니...
약간 각도를 바꾸어서 한번 더~~~~
우리나라 참 아름답습니다. 정말 멋있습니다. 우리가 다 보지 못하고서도 마치 다 본 것처럼 속단하기 때문에 이런 풍경은 늘 누군가의 등 뒤로 가려져 있을 뿐....
달리는 버스 안에서 찍은 풍경. 유리창 너머에서 섬도 내마음도 비를 맞습니다.
조개껍질이 부서져서 백사장을 이룬 해수욕장. 우리가 앓으며 살아온 세월도 이렇게 자잘이 부숴져 고운 모래로 기억될까?
그 파도를 기다리면서 한컷. 하늘로 솟구치는 저 뜨거운 몸짓이라니...
두 개의 나무. 남자와 여자 그리고 비어있는 그네가 있는 풍경.
해질녘 흑산도 호텔에서 바라본 주위 풍경.
그리고 그 앞의 바다. 여기에서도 바람의 발자국들이 일으킨 잔물결에 몇 번이고 감탄사를 쏟아냈던....
그래서 한 컷 더, 멀리 있는 불빛과 구름과 스카이라인으로 남는 우리네 인생.
아침을 떠나면서
해당화의 열매.
이것이 말로만 듣던 해당화. 꽃철이 지났는지 온전한 꽃을 찾으려 한참을 헤메다가 발견.
드디어 홍도.
거기서 만난 아가씨. 내내 미소를 지으며 웃다가도 카메라만 들이대면 표정이 이렇게 변하는 것을 보니 이 아가씨도 틀림없는 한국인.
어젯밤 고스톱이나 치자던 윤선생님의 유혹도 뿌리치고 노래방 끝나고 이차 가자던 김선생님의 유혹도 뿌리치고 초롱초롱한 정신으로 만난 홍도. 홍도야 드디어 오빠가 왔다.
이게 누구 작품이야? 이 절묘한 구도, 절묘한 조화는?
배는 장난감, 구름은 악세사리. 그렇담 나는?
저 봉오리에는 그 누가 부끄러운 사랑을 감추기 위하여 하얀 운무로 가리고 있을까?
마치 바다를 향해 헤엄쳐가는 공룡같은.....
바위 위에 앉은 소나무. 그 세월이 천년을 어루만집니다.
예솔지기가 점심 먹은 동네. 저기 보이는 붉은 집. 안보인다고요?
물에 잠긴 공룡. 자연은 이렇게 절묘한 것을. 누가 지금 예술한다고 큰소리치고 있어?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 글은 본격적인 홍도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중요한 거 하나 댓글이 다음 글과 사진을 빨리 불러옵니다.
즐거운 시간 채워가십시요.
예솔지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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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박배진님의 댓글
박배진 작성일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해당화보니 생각나는 노래네요...
박건식님의 댓글
박건식 작성일
좋은 곳에 다녀 오셨군요
내년에는 울 학교도 홍도로 연수가자 해야 것네요
장성표님의 댓글
장성표 작성일홍도!! 저도 몇년 전 다녀 오면서 벼랑 틈, 바위, 계곡사이의 진짜 자연산 소나무 분재(?)에 할말을 잊었는데...
이진호님의 댓글
이진호 작성일자연과 어우러진 지기님의 글 한자 한자 시가되어 진한 감동으로~~~~~2편 기대합니다.
박근모님의 댓글
박근모 작성일눈길 닿는 풍경풍경이 다 그림이되는 아름다운곳인것 같습니다. 처음 설악산을 갔을 때 외설악을 보곤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흑산도와 홍도도 참 아름답습니다. 저도 2부가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