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에 반드시 해주어야 할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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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솔지기 작성일03-09-25 22:52 조회2,14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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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에 반드시 해주어야 할 일
태풍이 지나간 뒤끝이어서 그런지 하늘이 유난히 맑습니다.
얼마 만에 보는 햇볕인지,
얼마 만에 이틀 이상 이렇게 날씨가 맑은 것인지
모처럼 만나는 햇볕이 너무 반갑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수해를 입어 고통을 당하시는 분들이 계시고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진 날씨는
이분들에게
더욱
힘겹고 고통스러울꺼라는 생각을 하면
새삼 이렇게 맑은 날씨를 즐기고 있는 것도 죄송하기만 합니다.
어제부터 가을
분재 손질을 시작했습니다.
이미 자라난 소사나무의 가지를 자르기 시작하고
지난 주말에는 모든 나무에 농약을 주었습니다.
오늘은 이 두 가지 작업에 대하여 안내를 해드리려 합니다.
태풍이 지나간 다음 갑자기 날씨가 싸늘해졌습니다.
오늘
아침도 예외가 아니어서
한겨울에 입던 두꺼운 잠바를 걸치고 분재원에 나와
소사나무 잔가지를
자르다가 아침을 먹기 위해 들어갔더니
우리
집사람이 저를 보며 웃습니다.
아무리 추워도 그렇지 그 옷이 뭐냐는 겁니다.
그래서 누가 볼 사람도 없는데
뭐하러 일부러
추운데 사서 고생하느냐고
저 역시 같이 웃어줍니다.
가을은 어느새 그만큼 깊이 와있습니다.
이미 지난 주 강원도 산골짜기에
서리 소식이 있었고
이미 추석 전에 햅쌀이 나왔으니까요.
우리 분재원에도 이런 변화는 그대로 나타나서
소사나무 한두 주가
단풍이 들기 시작했고
어쩐 일인지 담쟁이는 두 그루 모두 단풍이 빨갛게 들었습니다.
이 시기에 해야할 일은 먼저
가지자르기입니다.
어찌 보면 가을 순집기라고 해야 하는 작업인데
이 작업은 지난 7월 이후 자르기 않고 그대로 내버려 두어
길게 자라난 가지를 두세 잎을 남기고 자르는 일입니다.
이 작업은 다음과 같은 목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첫번째는 가을 단풍이 들
때 나무의 수형을 아름답게 합니다.
아무래도 늦게 가지를 자르게 되면
안쪽의 잎들은 먼저 단풍이 들고
가지 끝의
잎은 늦게 단풍이 들어
나무 전체가 단풍으로 덮인 장관은 연출하기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미리 가지를 잘라
안쪽의 잎들이
마저 힘을 받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두 번째는 겨울눈을 충실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위의 첫 번째 작업이 외관상 아름다움을
위하는 것이라면
이 두 번째 작업은 나무의 내실을 위한 작업입니다.
오늘 아침 가지를 자르면서 보니
이미 겨울눈이
수수 알처럼 박혀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가지 안쪽의 가지는 겨우 눈의 흔적만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모든 나무의
세력이 가지 끝에 집중되는 현상 때문입니다.
즉 겨울눈의 힘도 가지 끝에만 집중된다는 뜻이지요.
지금 가지를 잘라주게 되면
열
개의 눈에 분산될 나무의 힘이 두서너 개의 눈에 집중하게 되어
겨울눈이 훨씬 크고 힘있게 됩니다.
단 수사해당, 사스끼등 꽃이 피는 나무는
지금 가지를 자라는 일체의 작업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만약 지금 가지를 자르게 되면
늦게
꽃이 피거나 내년 봄에 꽃을 볼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두 번째
작업은 농약을 치는 일입니다.
지난 주 까지 퍼붓던 비로 인해
그동안 제대로 농약을 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언제
기회를 잡지 못하고 나무를 둘러보니
해당 종류와 홍산사 등의 새순에
까맣게 진딧물이 끼어있더군요.
아마 가정에서는
솜개각충도 더러 보일 것입니다.
하여 지금 농약을 살포할 때는
스프라사이드+다이센엠 45+전착제 등만 섞어 뿌리시면 됩니다.
지금 시기에는 응애는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세 번째는 마지막 거름을 주는 일입니다.
이번을 마지막으로 이제
거름은 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 메일을 받기 전에 이미 9월에 거름을 주신 분도
거름을 주는 것은 그리 달갑지
않습니다.
특히 사스끼 종류는 지금 거름을 주게 되면 성장이 늦게까지 이루어지게 되어
겨울을 넘기는 일이 힘들어지게 됩니다.
상엽 분재는 거름을 주게 되면
섬세한 가지끝이 나오지 않고 투박해지게 됩니다.
단 송백류는 거름을 주는 것이 좋으며
이때 거름을 줄 때에는
재를 희석하여 탄 물과 함께 주면 두 가지 이익이 됩니다.
하나는 분생활로 인해 산성이 된 토양을
중화시키는 힘이 되고
나머지 하나는 재의 칼륨 성분이 뿌리와 줄기를 튼튼하게 하여
겨울을 넘길 수 있는 힘을 만들어줍니다.
그 외에 작업은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시기는 나무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겨울 갈무리를 준비하는 때로
마지막 영양을 비축하는 시기입니다.
이때 나무에 무리하게 철사를 건다든지 분갈이를 한다든지
심하게
가지를 자르고 상처 처리를 하게되면
나무의 겨울을 넘기기 위한 준비를
제대로 못해서
성장에 지장을 받게 됩니다.
이런 일련의 작업은 낙엽이 진 이후 겨울이나 내년 2~3월에 해주시고
다만 모과나무,
명자나무, 애기사과, 심산해당 등은
잎이 지는 대로 분갈이가 이루어지는 나무이므로
분과 분토를 미리 확보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은
노지에서 관리하는 분재를 중심으로 했기 때문에
아파트에서 거주하시는 분들은
일주일
정도 늦게 작업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 모두 즐거운 시간 보내십시오.
예솔지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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