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목에서 작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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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yesolgiki 작성일12-02-14 23:11 조회4,496회 댓글2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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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목에서 작품으로
소사나무를 배양하다보면
반드시 문제가되는 소재가 생겨납니다.
산채 당시의 상처가 탈을 일으키거나
제대로 가지가 나와주지 않는 소재.
이런 것들을 한곳에 모아 두었다가
도매상이 오면 헐값에 넘겨주기도 했는데
그때 어느 회원이 그랬습니다.
예솔에 실망했다고....
최소한 예솔은 그러면 안된다고.
그 기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 맘에도 내키지 않는 소재를
회원들에게 분양하기도 그렇고
모아서 죽일 수도 없는 문제고...
나보고 어쩌라고???
그렇게 시간이 가고
한 차씩 실려나가던 상처목들의 숫자가 줄어들 즈음
예솔지기의 귓가에 남은 그 회원님의 말.
예솔은 그러면 안된다는
그래서 무언가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그러다가 마침내 생각해낸 취목.
아마 이 소재도 그랬을 것입니다.
수형은 그럴 듯하게 만들어졌지만
소재 자체에 상처가 있어
작품이 되지 못하는 값싼 나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나무들.
겨울내내 가지정리 작업을 하면서
이런 소재들만 따로 모아 표시를 한 뒤
아마 작년 5월쯤 취목 작업을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 소재들의 분리 작업을 진행합니다.
길게 자란 가지.
뿌리가 더 많이 내리도록 하기 위해서는
취목 작업을 진행한 후 그대로 방치해두어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이렇게 몇 개의 가지만 길게 자라나
노숙자같은 모습을 하게 됩니다.
일단 길게 자란 가지들을 정리했습니다.
아마 이 나무는
줄기 하나에서 세 개의 가지를 취목한 것으로 보입니다.
예전에 취목하기 전에 사진을 찍어두었던가 아니었던가?
하고 자료를 들춰보니 다른 나무입니다.
비닐을 벗겨냅니다.
뿌리들이 엉켜있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가지 하나가 아닌 몇 개를 취목했기 때문에
이것만 가지고는 취목 상태 확인 불가.
일단 이끼를 핀셋으로 조심스럽게 걷어내기 시작합니다.
이런 나무였구나.
드디어 그 결과가 공개됩니다.
가지 세 개에 취목을 하여
두 개는 완전히 성공.
그리고 하나는 뿌리 하나만 달랑 자라나왔습니다.
아마 그늘에 가려 충분히 성장을 못한 것이
뿌리 발달이 미약한 결과 아니었을런지요.
(이 경우에는 수시로 분을 돌려놓으면 고루 뿌리가 내립니다.)
이렇게 실패한 나무는
올해 다시 취목을 하여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두 개의 줄기를 잘라낸 나머지 부분.
사진에는 잘 나타나 있지 않지만
밑부분에 커다란 자연 상처가 있습니다.
그림에서 왼쪽으로 뻗은 제일 위의 가지가 취목에 실패한 가지.
원줄기 수관부분에도 커다란 상처가 보입니다.
그리고 그 아래 가지도 올해 취목을 하여
그럴 듯한 문인목 형태의 소품으로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폐목 하나에서 네 개의 소품이 탄생하게 되는 셈이지요.
그럼 나머지 줄기는 어떻게 하느냐구요?
계속 만들어갑니다.
가지가 새로 나오는 동안은. ㅎㅎㅎ
실패한 가지의 확대 모습입니다.
뿌리 한줄기만 달랑 나왔습니다.
잘라낸 소재의 모습
왼쪽의 나무는 전형적인 모양목 형태가 그대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문제는 오른쪽.
실물로 보면 그림이 바로 나오는데
사진상으로는 글쎄요~~
작년 여름, 이렇게 취목을 하여 만들어낸 손가락 소사 소품.
전형적인 쌍간 형태.
적절한 가지배열
그리고 밑동에서 위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점세성.
큰 나무를 완벽하게 축소시켜놓은 듯한 이 소재는
앞으로 2~3년 정도 더 배양 한뒤
뿌리 근장 작업을 거쳐
완벽한 소품으로 새출발을 하게 됩니다.
물론 이 소재의 모태가 되는 나무도
상처 때문에 거들떠보지 않는 폐목이었습니다.
비록 값싼 상품목으로 버려지는 나무도
이렇게 원리원칙에 충실하게 배양을 하다보면
뜻밖의 소득을 얻기도 합니다.
(지금 현재는 활착을 위해 깊게 심었기 때문에 그루 솟음새 부분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 나무를 조금 더 확대한 모습.
이렇게 취목에 맛을 들이면서
지난 번 분재 여행을 갔다가
다른 분재원의 나무들도 이 작업이 가능할까 탐색해보았습니다.
물론 이 작품은 취목이 불필요한 나무지만
취목을 한다 하더라도 소품이 보이지 않습니다.
수관부를 흐르는 줄기 자체의 흐름도 매끄럽지 않을뿐더러
가지 배열도 아닙니다.
새삼 느끼는 것이지만
제대로 만들어진 명품이나 작품은
이렇게 가지 하나하나가 아름다운 소품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수관부는요.
이 나무의 수관부 확대 모습입니다.
아직 연륜이 깊지 않을 뿐 아니라
줄기 자체의 흐름도 어색합니다.
그러나 건강은 아주 좋은 편이네요.
눈들이 쌀알 만하게 부푼 모습이 보입니다.
이왕 시작한 김에
다른 나무도 한번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기본적으로 한주에 하나 정도는 소품이 나온다고 가정하고
그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수관부.
그러나 이 나무도 그 손가락 소사 소품이 보이지 않습니다.
줄기의 흐름이 매끄럽지 않고 가지 배열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회원님들도 한번 살펴보세요.
가지고 계신 나무,
혹은 시중에 분재원을 구경하면서
정말 똑떨어지게 소품이 나올 수 있는 작품이 얼마나되는지.
만약 그 작품이 소재 자체의 문제점으로 인해
가격이 헐하거들랑
이렇게 손가락 소사 소품으로 만들어보세요.
그리고 혹시라도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는 나무가 있거들랑
예솔처럼 키워보세요.
재배목으로는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또다른 소품의 매력이 분재의 맛을 더욱 깊게 해드릴테니까요.
즐거운 한주 보내십시요.
예솔지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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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상에님의 댓글
정상에 작성일
새집으로 이사 축하 드립니다,
위의글에 사진들이 안보이는데 보이게 하여주셨음 합니다 다른곳도 사진이 안보이네요.
..
admin님의 댓글
admin 작성일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조만간 모두 복구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예솔지기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