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기 가지정리및 분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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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yesolgiki 작성일11-07-08 04:57 조회4,659회 댓글4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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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쯔기 가지정리 및 분갈이 과정
세월은 모든 것을 키워가기도 하지만 때론 무정하게도 무너뜨립니다. 화려한 명성도, 단아한 기품도 한때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던 아름다움도 잠시 잊고 있는 사이에 낡고 흐트러집니다.
여기에 보태는 사람의 손길은 모든 것을 원상태로 되돌림은 물론 한결 더 성숙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년에 한번쯤은 대청소를 한다는 기분으로 아니면 숙제를 한다는 기분으로 나무의 미래를 새롭게 짜기도 하고 그동안 흐트러졌던 매무새를 새로 다듬기도 합니다.
국내에 수입된지 년 된 나무입니다. 그동안 숱하게 많은 꽃들을 피우고 지면서 지나간 세월의 흔적만큼 틀이 잡히고 이젠 그 틀을 넘어 다소 흐트러진 매무새를 보여줍니다.
뒷면입니다. 누군가는 지금 이 상태가 좋다고 말합니다. 맞습니다. 그러나 이 나무는 지금 이 상태로 머물러 있지 않으며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군데서 여러개가 나온 바퀴살가지며 얽힌 가지 그리고 도장한 가지들이 이 푸른 잎속에 숨어있을 것입니다. 이 나무를 정리하는 작업은 지금 당장을 위한 작업이 아니라 내년 봄 단아한 자태로 꽃을 피울 모습을 염두에두고 진행됩니다.
수관부의 모습입니다. 상당히 우거져 있는 모습에서 이 나무의 건강 상태를 엿보게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너무 빽빽하게 자란 모습은 통풍을 방해하여 속에 마른 가지를 만들어 결과적으로 가지가 길어지는 현상을 만들어냅니다..
화분 밑부분입니다. 예솔에서 분갈이 주기를 짐작하게 하는 것은 바로 화분에 낀 이끼입니다. 맨처음 분갈이를 한 직후에는 분재의 용토색 그대로였다가 일년 정도 시간이 경과하면 이끼 포자가 날아와 틀을 잡히기 시작합니다. 2년 정도 되면 분에 이끼가 자라나기 시작하며 3~4년 정도 되면 이끼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됩니다. 이후에는 군데군데 이끼가 녹아내리면서 말라가는데 이는 물빠짐이 나빠진 것이 원인입니다. 이 나무는 지금 이 상태에 와있습니다.
꽃이 지고나면 이 모양대로 씨방이 맺힙니다. 이 씨방은 나무의 영양분을 흡수해서 꽃이 진 후의 나무 세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됩니다.
씨방을 따낸 후의 모습입니다. 이 씨방을 따낼 때는 열매를 통째로 잡고 약간 비틀듯이 따내면 쉽게 따내집니다. 막무가내로 잡아당겨 따내게 되면? 아까운 가지를 잃게 되는 경우도 왕왕 생겨납니다.
일차로 가지의 단을 분간하기 위하여 처삼촌 묘소 벌초하듯이 가위로 잘라낸 후의 모습입니다. 처음 그림에서 보듯 엉클어진 모습이 아니라 이 모양만으로 꽤 단아한 모습입니다.
가지 정리 과정입니다. 이렇게 처삼촌 벌초하듯 자른 뒤에는 세밀한 가지 정리 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길게 자란 가지, 한군데서 여러개가 몰려나온 가지 아래나 위로 향하는 가지등을 필요한 길이만큼 남기고 잘라냅니다. 보통 꽃이 중엽 정도 되면 2cm 정도 대엽은 3cm 정도 남기고 자르는데 새순은 과거 잎이 있던 자리에서 나오기 때문에 님이 가지고 계신 나무의 평소 모습을 잘 기억해두셔야 합니다.
자른 뒤의 모습입니다. 대개 가지 자르는 원칙은 가지 모양을 V자, 혹은 Y자로 만들어간다는 기분으로 두개씩 늘려갑니다. 단 나무가 오래된 나무의 경우에는 같은 굵기가 일정하게 길어진 경우 짧게 잘라 새가지를 유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나무 상태가 건강하다면 조금 깊게 잘라도 새 순이 잘 나오기 때문에 조심조심 하기보다는 좀 과감하게, 그리고 여름철 이발하듯이 조금 짧게 잘라가는 것이 좋습니다.
위에 작업한 가지의 전체적인 모습입니다. 가지 하나하나는 위의 원칙을 따라 자르되 전체적인 가지 양은 부채를 편 모습을 연출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가지 크기를 전체적으로 줄이고 싶으시면 조금 더 과감하게 짧게 자르셔도 됩니다. 철쭉이 키우기 쉬운 수종이라고 말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이렇게 과감하게 잘라도 새순이 잘 나오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너무 과감하게 잘라내면 새순이 도장지 순으로 자라나게 됩니다. 길게 자르면 많은 순이 나오지만 짧게 자르면 그만큼 가지가 줄어들어 나오는 순 역시 적고 강하게 나오는 까닭입니다.
이렇게 가지까지 모두 정리했습니다. 다음은 분갈이 과정입니다.
생략된 그림 중의 하나에는 분을 세워 밑부분에서 철사를 끊어내는 그림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분갈이를 하기 전에는 반드시 분과 나무를 하나로 묶은 철사를 끊어내는 것입니다.
마누라 각하에게 요청하여 분갈이 과정을 사진좀 찍어달라고 했더니 작업 사진보다는 인물 사진에 중점을 두겠답니다. 덕분에 요즘 유행하는 누군가의 눈빛을 닮은 사진 한장을 건졌습니다. ㅎㅎㅎ
고압 분사기로 흙을 털어낼 때에는 화분 주위부터 시직하면 비교적 쉽게 털어낼 수 있습니다.
화분 주위를 빙 돌아 흙을 털어낸 뒤 나무를 분에서 뽑아냅니다.
그렇게 화분 주위를 작업하면서 굳어버린 위의 흙도 털어냅니다. 이 작업을 할 때는 수압을 잘 조절하여 물의 압력에 의해 뿌리 껍질이 벗겨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분에서 뽑은 뒤 화분도 깨끗이 씻어냅니다.
더불어 줄기의 이끼도 깨끗이 씻어내면 항상 청결한 모습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계속 이어지는 세척 작업
밑부분은 비교적 쉽게 털어집니다. 이때는 작업 능률을 고려하여 수압을 조금 강하게 해서 뿌리 일부가 상하더라도 어차피 잘라내야 하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작업 능률을 고려하면 이 방법도 꽤 괜찮습니다.
작업이 거의 마무리 상태입니다. 가능하다면 흙은 남기지 않고 모두 털어내는 것이 좋습니다.
분올림 작업 시작합니다. 가장 먼저 뿌리 부터 잘라냅니다.
일단 주위를 빙 돌려가면서 길게 자란 뿌리를 잘라냅니다. 이후에는 중간중간 칼집을 넣듯이 섬모(아주 가는 뿌리)를 모두 제거합니다.
바닥의 길게 자란 뿌리도 아낌없이 잘라냅니다.
분에 밑구멍을 막은 뒤 철사를 끼워 위로 올리고 조금 굵은 (중립) 크기의 녹소토를 깔아둡니다. 이 중립토는 물이 부족할 때는 물의 저장 탱크로 평소에는 물빠짐이 좋도록 해주는 구실을 합니다.
가는( 소립) 녹소토를 위가 봉긋이 솟아오르도록 붓습니다. 이때 흙을 붇는 도구는 손잡이가 달린 우유병을 잘라 사용하면 아주 편리합니다. 살림의 지혜라고나 할까요. ㅎㅎ
나무의 밑부분과 맞추어 소립을 채워넣은 모습
나무를 올려 좌우로 틀면서 자리를 잡습니다. 그렇게 정면이 정해지고 자리가 잡히면 철사를 묶어 나무를 고정시킵니다. 철사를 묶을 때 뿌리가 상할 위험이 있으면 나무 뿌리와 철사 사이에 패드를 대어 나무가 상하지 않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작업이 끝나면 빈 공간을 모두 녹소토로 채워 넣습니다. 우리 마눌 각하에게 사진 촬영을 부탁했더니 촛점이 맞지 않아 약간 사진이 흐리답니다. 이해를~~~
일단 완성된 모습. 이제 고무망치로 분 주위를 두드려가며 물을 주면 작업 끝!!
밑부분 모습입니다.
완성된 모습입니다.
이렇게 작업한 나무는 건강한 나무의 경우 일주일 정도가 지나면 가지에서 무수히 많은 눈들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이 눈들이 자라나 가을 무렵이면 단아한 수형은 물론 내년 6월을 기약할 꽃눈도 함께 만들어집니다.
정교한 수형을 원할 경우 이 눈들이 자라나 어느정도 식별이 가능해지면 필요한 순만 남기고 나머지는 핀셋으로 따내주시면 되며 영양 상태가 넘쳐서 혹 도장하는 가지가 생기면 가지에서 한마디 두개의 잎을 남기고 잘라주시면 됩니다.
작업일: 2011년 7월 7일
예솔지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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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성표님의 댓글
장성표 작성일
멋진 나무에, 멋진 사모님의 사진 연출에, 멋진 설명에, 머리에 쏙 들어옵니다. 오랫동안 싸이트가 조용하다고 생각했더니 진짜 유익한 지식을 실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이러다간 나도 도사급에 가까이 가겠네요. 건강 챙기시구요.
배영태님의 댓글
배영태 작성일옆에서 작업을 지켜본듯 합니다. 수고 하셨고요 많은도움되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
박배진님의 댓글
박배진 작성일
철쭉,사스끼는 꽃 눈이 안오네요...
꽃눈 만들기가 너무 어려워요...
예솔지기님의 댓글
예솔지기 작성일사스기도 꽃이 많이 필려면 햇볕을 충분히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장마 이후로는 가지를 자르시며 안되구요. 올해 꽃이 많이 오지 않았다면 작년 강추위로 인한 후유증입니다. 열심히 거름 주어가시면서 배양해보세요. 한번 묘리를 터득하시면 이후로는 아주 쉬워집니다.